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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국물에는 왜 찬밥이 맛있을까

By 임형훈 대표2014-06-10

조회 : 1682 의견보기 (총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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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찬밥 있어?”
어느새 라면에는 찬밥이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것일까. 일요일 특별식으로 라면을 함께 끓여 먹는데, 큰 녀석이 찬밥을 찾는다. 그러다가 문득 옆에 있는 동생에게 묻는다.
“근데 너, 왜 라면에 찬밥이 더 맛있는지 알어?”
“더운 밥이 식으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작은 구멍이 생기는데 거기로 라면국물이 들어가서 그러는거야~”
예전에 들어서 알고 있던 이야기인데, 오늘 문득 가슴에 와 닿는다.
‘...그렇지... 찬밥... 그렇구나, 그래서 찬밥이 더 맛있구나...^^'

사람도 그렇다. 고난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 오히려 인생의 참맛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지 모른다. 고난은 성장과 항상 짝을 이루고 진행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서로의 짝을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극복해 나아가면서 진정한 자신의 성장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인생의 주기와 숙제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필자가 강의에서도 종종 사용하곤 하는 이론이 “인생의 사계절” 이론이다. 이 이야기는 원래 에릭슨의 발달이론에 기반을 두고 시작한 것인데, 에릭슨 박사가 주로 아동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에, 대니얼 레빈슨은 성인기에 특히 초점을 맞춰서 잘 정리하고 있다.

인생의 사계절 이론은, 우리의 인생도 마치 사계절처럼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뉘어 지고, 그 성장의 단계에 따라서 대립적인 숙제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서 봄은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의미하고, 성인초기 전환기를 거쳐서 여름에 해당되는 성인초기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40-45세의 중년의 전환기를 통해서 60세까지에 이르는 성인중기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성인후기 전환기를 거쳐서 성인 후기로 넘어가는데, 각 단계의 숙제를 그때에 제대로 못하면 다음 단계에서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인생의 사계절 이론을 적절하게 적용하면, 조직 내에서 사람관리와 관련된 중요한 시사점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서 인사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대상자 중의 하나인 20대 후반, 30대 초반 대상자들에 대한 이해는 인생의 사계절 이론을 통해서 보다 투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서른이라는 시기는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의 여름을 생각해보면, 6월의 신록을 거치고, 7월초에 폭풍우와 장마가 몰아치게 된다.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8월의 뜨거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뜨거움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위한 시련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또한 가장 열정적인 한여름이기도 하다.

서른 즈음의 숙제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 선택의 기회가 이제 종료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나는 제대로 선택하고 있는 것일까, 내 삶에서 정말 후회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데 지금이 마지막 기회는 아닐까 하는 강박증이 찾아오면서 서른이라는 시간이 지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 노래의 구절처럼 내가 떠나온 것도, 떠나보내는 것도 아닌 고민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고, 이제 어렴풋이 ‘잔치가 끝났다’는 것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기의 과제는 무엇일까. 이론에서는 아주 명료하게 네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꿈을 형성하고 삶의 구조 안에서 꿈을 배치하라. 둘째, 스승관계를 형성하라. 셋째, 직업을 선택하고, 이력을 쌓아라. 넷째, 사랑과 가족을 형성하라. 이를 통해서 인생의 황금기를 준비하는 열정과 도전의 자세를 견지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인생의 사계절 이론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나만 특별하게 겪고 있는 어려움이 아니라는 위로를 주곤 한다. 또한 나도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그 ‘숙제’들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물론 이론은 일반화의 오류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또한 자기 성장에 시사점을 주는 성장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기회가 될 것인가.

고통은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킨다. 그러니 그 고통을 자기성장의 기회로 삼는 긍정의 자세는 비록 청년기 뿐만 아니더라도 전 생애에 걸친 교훈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세상의 모든 찬밥들이 라면국물을 만나서 함께 어우러지는 맛난 세상이 오기는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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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훈 대표 소개
현) 한국학습성과연구소 대표
- 학력: 연세대 교육학 석사(HRD)
- 경력: 현) 경기대학교 겸임교수 / 전)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리더십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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